벤자민 밀레피드(Benjamin Millepied)는 안무가이자 무용단 L.A. 댄스 프로젝트(L.A. Dance Project)의 창립자다. 그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창작 발레 작품들은 월드 투어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명성을 쌓아왔다. 활기차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그는 클래식 발레와 현대 무용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무용수로 자리 잡았다.
리차드 밀은 벤자민 밀레피드의 섬세한 감각과 독창적인 안무 스타일에 깊이 매료되었다. 두 사람의 예술적 철학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벤자민은 발레가 형식과 전통 속에서 정교하게 구축된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틀 속에서도 자유로운 표현을 찾으려 하며, 이 지점에서 무용수와 시계 제작자는 정밀함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공통된 철학을 공유하게 된다. 그의 창작 과정은 대담하면서도 치밀하며, 세밀한 계산 아래 완성된다. 1998년 뉴욕시티 발레에서 솔리스트로 승격된 그는 2002년 수석 무용수가 되었으며, 이후 영화 ‘블랙 스완(Black Swan)’의 안무를 맡고 직접 출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파리 오페라 발레 예술 감독을 역임한 후, 영화 감독으로도 활동하며 2022년 개봉한 ‘카르멘(Carmen)’의 연출과 공동 각본을 맡아 영화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해 온 그는 무엇이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이는지, 그리고 예술이 어떻게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지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
"모든 디테일을 완성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은 저에게 공기처럼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벤자민 밀레피드
시계 제작이 장인의 영역이듯, 벤자민에게 안무 또한 오랜 경험과 기술이 빚어내는 창작물이다. 그는 안무를 장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깊이 탐구하는 것을 즐긴다. 결국 안무는 정교한 기술과 예술적 감각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벤자민은 전통적인 클래식 발레의 완벽한 테크닉을 깊이 탐구하면서도, 현대 예술과 깊이 교감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장해 나간다. 그는 안무를 매개로 다양한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경계를 허물고, 의미 있는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춤을 출 때 가장 먼저 리듬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 리듬을 완벽하게 몸으로 표현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복잡한 과정이죠."